이걸 바꾸면 대한민국의 반려동물 문화가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반려동물 보유세. 이름만 들어도 거부감부터 든다. "가족한테 세금을 매긴다고?" 분노하는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감정을 잠시 내려놓고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다.
정부의 '반려동물 보유세' 등판,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칼을 빼들었다. 반려동물 보유세 도입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내년 시범 운영까지 검토 중이다. 세수를 어떻게 쓸지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내놨다. 단순한 여론 떠보기가 아니다.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진입했다.
반발이 거센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언제까지 피하고 덮어둘 수만은 없는 문제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냉정하게 봐야 한다.

나는 찬성한다. 책임은 비용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나는 보유세 도입에 적극 찬성한다. 이유는 명확하다. 생명을 책임지는 일에는 반드시 사회적 비용이 따른다.
지금 대한민국의 유기동물 발생 수는 연간 10만 마리를 훌쩍 넘는다. 전국의 동물보호소는 포화 상태다. 안락사 비율은 매년 치솟고 있다. 이 비극을 막고 복지를 늘릴 예산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가. 결국 세금이다.
독일의 사례를 보자. 독일은 '훈데슈토이어(Hundesteuer)'라는 반려견 세금을 걷는다. 이 세금은 동물보호소 운영과 반려견 인프라 확충에 쓰인다. 그 결과 유기견 발생률은 제로에 가깝다. 비용을 지불하는 만큼, 반려인과 동물의 권리도 국가로부터 강력하게 보장받는다. 우리도 이 방향으로 가야만 한다.

"세금 때문에 동물을 버릴 것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이렇게 반박하는 사람도 있다. "세금 부담 때문에 멀쩡한 개와 고양이를 길거리에 더 버릴 것이다." 일리 있는 우려다. 초기에는 유기 동물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전혀 다르다.
세금조차 낼 의향이 없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생명을 키워서는 안 된다. 월 몇 만 원 수준의 세금. 이것이 아까워서 가족을 버릴 사람이다. 만약 동물이 크게 아파서 수백만 원의 수술비가 나온다면 어떨까. 결과는 뻔하다.
보유세는 무책임한 입양을 막는 최소한의 허들이다. 충동적으로 동물을 사고파는 문화를 걸러내는 강력한 필터가 될 것이다.
세금 내는 만큼 당당하게 요구하라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조건적인 반대는 답이 될 수 없다. 대신, 징수한 세금이 단 1원이라도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매섭게 감시해야 한다. 정부의 로드맵을 치밀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
세금을 낸다면 국가에 당당히 요구하자. 천차만별인 동물 병원비 표준화. 반려동물 공공 놀이터 및 인프라 확충. 잔혹한 동물 학대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 우리가 낸 돈으로 우리 아이들을 위한 제대로 된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어내야 한다.

생명을 돈으로 환산하자는 것이 아니다.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기 위한 튼튼한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다.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보호소 철창 안에서 죽어가는 수많은 생명들을 보면서도, 여전히 세금은 절대 안 된다고만 말할 것인가?